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사람들은 왜 ‘1+1 행사’를 보면 필요 없어도 살까?

by Lee x Lee 2025. 3. 3.

마트나 편의점에서 ‘1+1’ 또는 ‘2+1’ 행사 문구를 보면 원래 계획에 없던 물건인데도 덥석 집어 든 경험이 있을 겁니다. 심지어 다 쓰지 못할 수도 있지만, 공짜로 얻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 결정을 내리게 되죠. 하지만 이런 행동은 단순한 소비 습관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본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손실 회피 효과’, ‘희소성 효과’, 그리고 ‘기본 단위 인식’ 등의 개념으로 설명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사람들이 ‘1+1 행사’에 쉽게 반응하는 심리적 이유를 살펴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까지 알아보겠습니다.

 

사람들은 왜 ‘1+1 행사’를 보면 필요 없어도 살까?
사람들은 왜 ‘1+1 행사’를 보면 필요 없어도 살까?

손실을 피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행동 경제학에서는 ‘손실 회피 효과(loss aversion)’라고 부르는데요. 예를 들어, 1만 원을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1만 원을 잃었을 때의 아픔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죠. 이런 심리는 ‘1+1 행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원래 하나만 살 계획이었더라도 같은 가격에 하나를 더 받을 수 있다고 하면, 하나만 사는 것이 손해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즉, 소비자는 ‘1개만 사면 하나를 받을 기회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하고 손실을 피하기 위해 2개를 사버리는 것이죠.

 

특히 행사에 ‘오늘까지만!’ 같은 문구가 포함되면 손실 회피 효과는 더욱 강해집니다. 마감 기한이 설정된 순간 소비자는 더욱 조급해지고, 사지 않으면 손해라는 심리가 작용하게 되죠.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한정된 시간 동안만 1+1 행사를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공짜라는 단어가 주는 강력한 유혹 – 제로 프라이싱 효과

‘1+1 행사’는 사실 엄밀히 말하면 공짜가 아닙니다. 소비자가 1개를 구매해야 추가로 1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사람들은 ‘무료(Zero)’라는 개념에 극도로 약합니다. 이를 ‘제로 프라이싱 효과(Zero Price Effect)’라고 하죠. 일반적으로 가격이 낮아질수록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지만, 특히 가격이 ‘0원’이 되는 순간 관심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할인된 초콜릿보다 무료 초콜릿을 받을 때 훨씬 더 큰 가치를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원리를 활용해 ‘1+1 행사’는 고객들에게 ‘무료로 하나를 얻는 것 같은 착각’을 심어줍니다. 실제로는 하나를 구매해야 하지만,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두 개를 하나 가격에 샀다”는 점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브랜드들은 할인보다 1+1 행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50% 할인 행사라도 "5,000원짜리 제품을 2,500원에 판매"하는 것보다 "하나 사면 하나 공짜"라고 하면 고객 반응이 훨씬 더 좋습니다. 똑같은 혜택이지만, ‘무료’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순간 소비자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기본 단위 인식 – 두 개가 하나처럼 느껴지는 착각

사람들은 보통 하나의 기본 단위로 제품을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유 한 팩을 기본 단위로 생각하거나, 감자칩 한 봉지를 기본 단위로 인식하는 것과 같죠. ‘1+1 행사’는 이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1+1 행사로 생수를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원래는 한 병이 기본 단위였지만, 1+1 행사로 인해 두 병이 기본 단위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는 한 병만 사기보다 두 병을 사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죠.

이런 심리는 특히 생활용품이나 식료품에서 강하게 나타납니다. 세제, 샴푸, 휴지 같은 제품들은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쓰는 특성이 있는데요. 1+1 행사를 통해 소비자는 "어차피 언젠가 쓸 거니까"라는 생각으로 두 개를 구매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기업 입장에서 재구매 주기를 늘릴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이러한 기본 단위 심리를 활용해 1.25L 페트병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했죠. 기존에는 500ml가 기본 단위였지만, 1.25L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소비자들이 이를 하나의 기본 단위로 인식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매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기업이 ‘1+1 행사’를 활용하는 이유

기업들이 단순히 고객을 위해 ‘1+1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전략 뒤에는 기업이 얻는 다양한 이점이 숨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재고 소진 효과와 평균 구매 단가 증가, 브랜드 충성도 향상 등의 장점이 있는데요. 이를 두 가지 핵심 포인트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재고 소진과 매출 증가 전략

유통업체와 제조사는 특정 제품의 재고를 빠르게 소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통 기한이 가까워진 상품이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재고를 줄여야 할 때 1+1 행사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됩니다. 특히, 편의점과 마트에서 이런 방식이 자주 활용되는데요. 예를 들어,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나 음료 제품을 단순 할인하는 대신 1+1 행사로 제공하면 소비자는 "하나 더 받으니까 이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기업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재고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1+1 행사’는 평균 구매 단가를 증가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고객이 원래 하나만 사려고 했던 제품을 두 개 구매하면서, 한 번의 구매에서 지출하는 금액이 증가하는 것이죠. 할인보다 ‘1+1 행사’가 기업 입장에서 더 수익성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00원짜리 제품을 단순히 2,500원으로 할인하면 수익이 줄어들지만, 1+1 행사로 두 개를 사도록 유도하면 고객이 한 번에 5,000원을 지출하게 됩니다. 이처럼 1+1 행사는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의 구매량을 늘리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브랜드 충성도 향상과 소비 습관 형성

‘1+1 행사’는 단순히 단기적인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도 합니다.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브랜드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처음 접하는 제품이라도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니까 한 번 써볼까?" 하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구매 장벽이 낮아집니다.

 

이 과정에서 제품이 만족스러우면, 소비자는 이후에도 같은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 브랜드에서 ‘1+1 행사’를 진행하면 소비자는 평소 사용하지 않던 새로운 제품을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 제품이 마음에 들면 정가를 주고서라도 다시 구매하게 되고, 결국 충성 고객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생활용품, 식료품 등의 카테고리에서도 이러한 전략이 자주 활용됩니다. 1+1 행사를 통해 소비자가 한 번에 많은 양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이후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제품을 계속 사용하게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선호도가 형성될 수 있죠. 이렇게 보면 1+1 행사는 단순한 할인 프로모션이 아니라, 장기적인 고객 확보 전략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케팅은 결국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1+1 행사’는 단순한 판촉 전략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를 철저히 연구한 마케팅 기법입니다. 손실 회피 심리, 공짜 효과, 기본 단위 인식을 교묘하게 활용해 고객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믿게 만들죠. 그리고 기업은 이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며, 수익성을 극대화합니다. 이제 다음번에 1+1 행사 제품을 집어 들 때, 한 번 더 생각해 보세요. 이 제품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심리적 트릭에 넘어가고 있는 것인지 말입니다.